시간. 공간. 그리고 나

대학원+미국포닥

이제야 쓰는 미국 포닥 생활 2

Ph.D 송꾸 2021. 8. 11. 08:00

2019.04~2021.05

2년 2개월의 미국 포닥생활을 했다.

 

장롱 면허자로서 역시나 감히 미국에서 차를 구입하지 않았다. 살기 위해서.

물론 구입할 돈도 없었다.

미국에서는 중고차가 저렴하다고 하지만, 최소 6000달러는 필요했다.

 

한인 포닥 및 대학원생 모임에서 새로사귄 친구가 말했다. 포닥 중에 차 없는 사람은 나뿐이라고.

엣헴.. 그럴수 있지~

 

확실히 미국은 운전하기 좋은 나라다. 

어찌나 양보와 보행자를 위해 안전운전을 하는지.

한국과 비교하면 운전자들이 다들 천사같고 젠틀한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우버를 주로 했다.

코스트코와 같은 마트에서 장보거나 늦게 퇴근해서 버스타기 무서울 때 말이다. 

장점 1. 운전자와 대화를 하면서 영어 스피킹 능력을 키울 수 있다.

장점 2. 차가 있는 것(보험+차 구입+오일)보단 비용이 저렴하다.

장점 3. 안전하다

단점 1. 여행은 꿈도 못꾸며, 제한된 생활을 할 수 밖에 없다. (여행은 정말 날잡아서 가야 한다)

 

처음부터 차 구입을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집을 구할 때 기본 조건이 달렸다. 

무조건 치안이 1순위였다.

학생들이 밀집되어 있는 곳엔 살고 싶지 않았다. 오히려 그런 타운에 사건/사고가 빈번하기 때문에 버벅거리는 영어를 구사하는 싱글 여자 외국인으로서 살기에는 위험했다.

 

실제로 학교를 다니다 보면, 학교 계정으로 alert 메일이 종종 오는데 주로 학생 주거 밀집지역에서 강간, 성폭행, 도난 등이 일어났다고 주의하라는 내용이었다. 

stalking/extortion scam, aggravated assault, burglary.. 등등

덕분에? 여러 범죄 용어를 알게되었다.

정말 안타깝게도 주로 피해자는 여성이었다. female victim.

report 형태로 사건 경과와 배경까지 알려주었는데...

"~~~ punched her face and ~~."를 보고 충격먹었다. 

그렇다. 여자 얼굴을 가격 했단다.

어후.. 

아는 포닥 언니는 저렴하기에 학생 거주 밀집 지역내 학생 쉐어하우스에 들어갔는데, 같은 unit을 쓰는 어느 여학생이 자신의 방에서 나온걸 보았고, 알고보니 자신의 돈을 훔쳐갔다고 했다. 그 사건이 일어난 2주 후에는 아예 강도가 들었다고 했다. 포닥으로 온지 3개월 만에..

 

그래서 주택가 cottage나, 스튜디오, 혹은 쉐어 하우스를 찾아보았다. 편견일지도 모르지만, 주택에 사는 사람들은 이미 여유?로운 사람들이라 사고-사건과 먼 안전지대일 것이고, 이웃으로서 서로 친절할 거라 예상했었다.

그리고 경험상 정말 그랬다.

주택가 이외 다른 필요조건도 있었다.

1. 학교 가는 버스 정류장이 가까이 있는가? + 학교와 가까운가?

2. 마트와 가까운가?

3. <1500 불 이하의 스튜디오, <900 불 이하의 쉐어하우스 인가? ( 보통 1bed, 1 bath는 당시 평균 2100불 이었다)

4. 냉장고, 특히 세탁기가 집안에 있는가?

 

다행히 미국온지 한 달만에 최적의 자리가 찾았다.

주인 부부와 고등학교 아들, 대학생 딸이 있는 집이었는데, 차고를 개조해 풀옵션 스튜디오를 만들었던 거다. 

나름 신축이라 깨끗했고, 주인집 아주머니는 친절했고 신경을 많이 써주었다. 

사실 알고보니, 차고 개조 스튜디오 임대는 불법이었다고 한다.

아... 그래서 월세를 현금으로 달라고 했고, 주인이 직접 마련한 수기 계약서를 내밀었었구나..ㅎ

뭐, 서로 윈윈이면 된거지.

마트와 학교 직행 버스 정류장도 5분 거리였다. 가격은 1500불. 

럭키~

 

내가 살았던 주택가 동네는 가족 단위, 노부부가 많았다.

그리고 서로가 웃으면서 인사했고, 엄청 친절했다.

Front yard를 잘 가꾸느냐에 따라 집주인의 시간적/경제적 여유로움(?)을 가늠해 볼 수 있었고,

동네 산책을 할 때면 서로 다른 앞마당 조경에 눈도 즐거웠다.

 

주말에는 여유 그 자체였다.

yard sale이 간간이 일어나 구경하기도 좋았다.

어찌나 개와 함께 가족끼리 산책하는 사람이 많던지..ㅎ

차가 없을 때에는 중/고등학생들이 스케이드 보드를 타면서 깔깔거리는 소리도 듣기좋은 소음이었다. 

 

미국 포닥 집을 알아볼때에는 자신의 생활 패턴 및 생활 방향, 재정상태, 기본 조건 우선순위를 꼼꼼히 생각하고 정한 뒤 접근하자. 여자라면 1순위가 치안임을 명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