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포닥을 가게 되면,
당연히 해외 대학 지도교수는 나의 고용주이자 Boss이다. 그러니, 다음 재계약이나 계속 포닥으로 있기 위해선
웬만큼 자기 할 일을 열심히/충실히 하고, 지도교수와 좋은 유대관계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국내대학 한국인 포닥들은 지도교수를 굉장히 어려워한다. (물론 당연하다.ㅎ)
지도교수가 가지고 있는 기대치에 만족시켜드리고자 부담감을 꽤나 가진 상태에서 포닥생활이 시작된다.
그럼 지도/해외 교수는 국내한국인 포닥을 어떻게 볼까?
내가 포닥이었을 때 여러 한국인 포닥 박사님들이 들려주었던 자신의 지도교수님들과의 에피소드를 정리해서 말하자면..
1) "일을 열심히 하고, 똑똑하고, 착하다"라고 생각한다.
좋은 말들이다. 하지만, 다시 해석해보자.
"일을 열심히 한다 " 는 일을 정말 많이하고 열심히 한다를 의미한다.
저번 글에도 썼었지만, 내가 처음 미국에 도착해서 지도교수님을 만나뵀을 때 했던 말은 " 너도 내가 아는 한국인 OO박사처럼 hard worker니?"였다. 해외 지도교수는 중국인과 한국인 포닥은 굉장한 hard worker로 보는 경향이 있다.
왜 그럴까 생각해보니, 중국이나 우리나라 국내박사 포닥들은 대부분 포닥이후에 자국으로 돌아가 교수가 되기를 바란다. 미국처럼 회사취업이 1순위가 아니라 높은 사회적 지위-스승-교수라는 직군이 1순위인데, 국내 대학 교수 자리가 적으니 빡세게 연구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인지, 해외 교수는 굉장히 열심히... 어쩌면 질보다는 양적으로 연구한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똑똑하다"는 지식적으로 우수하다의 의미도 있지만, 눈치 즉, 일머리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인이 지능이 높다는 보고를 들을 적이 있다. 그리고 주입식 교육 덕분인지, 연구 관련 배경 지식이 높은 편이다. 이런 학식도 물론이지만, 해외교수가 말하는 똑똑하다는 눈치와 일머리를 의미한다. 연구의 우선순위를 알고, 목표와 주요내용을 파악하고 거기에 맞는 시간조율과 결과물을 낸다는 것이다.
"착하다"는 인성이 바르다를 의미하기도 하고, 윗사람에게 순종적이다라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는 인사할 때 머리를 숙인다.
나는 처음에 지도교수님을 복도에서 마주치게 되면, 손들고 "hello" 나 "Hi" 또는 "Good morning"이 잘 안나왔다. 그래서 늘 어색해하며 머리를 숙여 인사하고, 멋쩍이 웃으며 "Hi"를 했다. >>> 그 다음은 머리를 숙이면서 "Good morning" 인사를 했다. >>> 머리를 살짝 숙이며 인사했다. (...각도가 점점 작아졌지만, 미국포닥 생활이 끝날 때 까지 고개가 숙이며 인사를 했다.) 물론 교수마다 다르겠지만, 이런 머리를 숙이는 동양적인 인사가 굉장히 인성이 바르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는 유교가 바탕으로 깔려있어 윗어른들을 공경한다. 그리고 더더욱이나 대학원생때는 교수님의 말이 절대적으로 작용한다. 나의 연구방향과 지도, 박사학위 및 졸업여부가 교수님의 손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추가적인 업무가 내려졌을 때에도, 조금은 무리다 싶은 정도의 업무도 대학원생때는 참고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니,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을려면 대학원생에게 시키면 된다는 우스겟소리가 나온 것이다.. 쩝) 그래서 그럴까, 해외 교수들은 일본인, 한국인 포닥들은 윗사람에게 굉장히 순종적임을 경험한다고 한다. (사악한 지도 교수를 만나면, 아시안 포닥에게 좀 더 부가적인 일을 부여하기도 한다.)
2. "영어를 잘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사실 해외로 포닥을 가면 제일 걱정되는 것이 바로 의사소통, 즉 영어스킬이다. 하지만, 걱정마시라.ㅎㅎ
해외 교수님들은 대개 일본인과 한국인은 영어를 못한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내가 지도교수님에게 영어를 잘 못해서 걱정이 많다고 했더니, " 괜찮아, 넌 native가 아니잖아. 일본인이랑 한국인은 내 경험상 영어가 유창하지 않더라 ㅎㅎ. 연구하고 생활하는 거에 대해서 의사전달만 하는 정도면 충분해. 지금도 아무 문제가 없어"라고 해주셨다. 다른 박사들도 (자신이 느끼기엔) 부족한 영어문제에 대해서는 자신의 지도 교수님들은 너그러웠다고 했다.
3. "한국인 포닥들은 조금 내향적이고 자신감이 많이 없다"라고 생각한다.
예전에 유튜브에서 한 동영상을 보았다. 어느 펜실베니아 대학의 강의였는데, 미국인과 한국인 대학생의 태도를 비교하는 영상이었다. 나는 100% 이해가 되었다. 우리나라는 대체적은 겸손의 문화가 있기 때문에 미국대학/해외 대학 교수 입장에서는 굉장히 내향적으로 보일 수 밖에 없다. 더욱이나, 갑자기 해외 생활을 하고 부족하기도 하고 잘 안쓰던 영어를 사용해야하니 초반에는 위축될 수 밖에..
더 내향적이다라고 생각하는 큰 이유는 바로 대화할 때 눈 마주침 때문이다. 대화를 할때 자신의 시선이 상대방 어느곳에 있는지 의식해 본 적이 있는가? 대개 코끝, 미간, 혹은 얼굴 전체로 시선이 분산된다. 어떤 이는 눈 앞에 있는 사물에만 눈이 꽃힌 채로 말하기도 한다. 해외 생활을 할 때에는 반드시 대화할 때는 상대방의 눈을 바라보면서 얘기해야 한다. 진실하며 이 대화에 집중하고 있다는 표현이기 때문이다. ( 왜 우리나라 사람들은 눈을 보고 말하는 게 서툰걸까? 추측을 해봤다. 1. 어릴때, 혹은 미디어에서 이런 멘트를 들어본 적이 있어서 일까? "어디서 어른이 말하는데 눈을 크게 뜨고, 똑바로 쳐다봐?" / 2. 서로가 이성이면 눈을 오래마주침이 플러팅으로 오해/착각할까봐 걱정되서일까?? 에잇, 바보ㅎㅎ)
4. "Fellowship이나 grant를 잘 가져온다"라고 생각한다.
해외 교수들은 중국인과 한국인은 Fellowship을 자국에서 잘 가져온다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연/학연이 아닌 이상 처음 생판 모르는 박사가 포닥으로 지원하게 되었을 때 바로 채용하지 않고, 자리가 없다/과제가 넉넉치 않다/개인 fellowship을 가져오면 받겠다.라고 대개 답변한다. 그리고 인터뷰가 잡혔을 때는 포닥 지원자의 지식-태도 등을 알기 위해 이것저것 많이 물어본다.
중국의 경우, 해외포닥 지원자들에게 지원을 정말 많이 해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자국의 기술력을 높이기 위해 선진국에 가서 기술을 많이 배우고 돌아오라는 취지이다. 그리고는 이민, 해외 취업 등 인재유출을 막기위해 비자문제로 엄청 괴롭(?)힌다. 재계약 시기가 될 때마다 중국인 포닥들이 항상 비자문제로 짜증을 냈던게 기억난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국연구재단에서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 있지만 지원을 받고 해외로 가는 박사수는 일년에 150명 정도이다. 중국의 해외 포닥 지원 정책과 비슷 생각하는 것 인지, 웬만한 한국인 포닥들은 fellowship을 가져온다고 생각한다. 그 반대인데... 해외 포닥으로 채용되기 어려우니, fellowship/ 과제수주가 아니면 못가는 것인데 말이다.
어찌됐던간에 대체적으로 한국인 포닥에 대해서 긍정적이다.
이게 다 전에 해외에서 포닥을 했던 오늘날의 교수님/ 박사님들이 만들어놓은 이미지 덕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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