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4~2021.05
2년 2개월의 미국 포닥생활을 했다.
5편에 이어 미국 지도교수 (Boss, PI) 얘기를 해볼까 한다.
나는 학부생활, 대학원생활 동안 정말 좋은 지도 교수님들을 만났다. (난 인복이 좋다ㅎ)
그래서 였을까, 처음 미국에서 포닥생활을 했을 때 내 포지션을 잡기까지 적응시간이 필요했다.
우선 포닥때의 PI인 B교수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보면서 내가 알게된 사실들을 적어보겠다.
1. 포닥 가기전 미팅
내 메일 컨택과 지인의 추천으로 미팅을 갖게 되었다. 역시나 추천의 힘과 내 논문 결과들이 맘에 들었는지 미팅은 예상보다 일찍 잡혔고 간단히 볼거라 했다.
(대학원 졸업시점에 주저자, 공저자 모두 포함해서 총 28편을 게재했었다. 담엔 대학원생활 팁들도 써봐야겠군..ㅎ)
그럼에도 난 바짝 긴장했다.
skype로 미팅이 진행되었다. 나는 빈 강의실에서-, B교수는 집에서 였다.
처음은 안부 인사였다.
> 이름과 소속을 대고 면접을 가져서 영광이다. 논문들과 랩홈페이지를 보았다. 좋아보인다. 뒤에 있는 것들은 다 논문들이냐(딴소리_스몰토킹) 등등ㅎㅎ B교수: 특허관련 서류들이다, 정말 피곤한 하루를 보냈다.(스몰토킹ㅎㅎ), 한국 포닥들은 열심히 하는 거 안다. 내가 아는 한국 포닥은 이렇고 저렇고~~ 등등
그다음은 바로 펀딩 얘기였다.
> B 교수 : half 펀딩이라고 했던데 맞니? 얼마동안? 얼마를? 한국fellowship은 더 지원받을 거 있나?
다음은 내가 오면 하게될 과제 내용이다.
> 이런 과제를 수행하게 될거고, 이 연구의 목적과 중요성을 이것이다. 등등등
> 언제 올 수 있니? 빨리 오길 바란다. 바로 visa 프로세스를 진행할 거고 그럼 2달 후에 네가 오는 걸로 알면 되겠느냐 등등]
면접이라기 보다는 말 그대로 미팅이었다.
이런저런 얘기를 들어보면 사실, 포닥 미팅은 자기 연구발표를 하고 뭘 할 수 있는지 어필하는 게 중요하다고 한다. 그리고 펀딩 관련얘기를 해야한다고 한다. fellowship지원을 하려고 한다는 등 말이다.
연구얘기도 중요하지만, 역시 자본주의의 나라 미국답게 펀딩얘기가 가장 중요했다.
2. 포닥 기간 중 알게된 포닥의 위치
내 분야에선 유명한 교수다. 엄청 Push하는 스타일을 아니었고, 아주 가끔 미팅을 하자고 할 때면 연구 결과와 플랜이 준비되어 있어야 했다. (이거야 뭐~)
1년 동안에 나는 하프펀딩으로 인해 PI가 연구에 대해서 거의 터치하지 않았다. 그 1년 동안은
정말 간소한 연구와 결과를 요구했다.
그리고 재계약하고 full funding을 받은 순간부터는 이것저것 연구 주제들이 늘어났다. 와우.
다시 말하지만, 미국은 정말 자본주의 나라다.
학부-대학원 과정때의 다정하고 마냥 친근한 학생과 지도교수관계 보다는 고용인과 고용주 관계가 더 가깝다. 또 그렇다고 갑을관계라고 생각해서 을로 있을 이유는 없다. 당당히 휴가와 개인 스케줄을 말해도 된다.
- 포닥생활 도중에 공동연구로 인해 독일로 출장을 일주일간 다녀왔었다. 그때에 나는 3일 휴가를 받아 오스트리아까지 찍고 왔었다.
- 그리고 아빠가 편찮으실때마다 한국에 가기도 했다. (물론 노트북으로 일(연구 결과 정리, 미팅 등)은 놓지 않았다.)
고용관계라고 또 엄~청 딱딱한 관계인 것도 아니다. 교수와 사생활도 얘기하고 장난도 칠 수 있다.
혹시나해서 하는 말이지만, 만일 가게 되면 포닥이라고 심취해있지 말자.
엄밀하게 말하자면 미국인 눈에는 외국인노동자다. ^^
3. 미국 교수들이 보는 한국인 포닥
아시아권 문화를 모르는 신입교수라면 모를까, 한국, 중국, 일본, 인도 등 아시아권 포닥을 한번 경험해본 미국 교수님(특히 저명한 교수님)이라면 안다.ㅎ
B교수는 내가 처음으로 연구실에 방문했을 때 이 질문을 했다.
B교수 : 내가 아는 한국박사들은 하드워커던데, 당신도 하드워커인가요?
나 : ... 음.. 하드워커는 아니지만, 최선은 다해요.
특히 한-중-일 포닥들이 참 열심히/많이 일하고, 윗사람에 대해 절대적 순종?적이라는 것을 잘 안다.
(이런.... 유교권 나라...ㅠ)
한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박사들은 그러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다른 나라 포닥보다 기대하는 것도 있고, 업무량(중요한 일 말고 약간의 비생산적인 일 포함)도 비교적 많다.ㅎ
그리고 한국, 중국 포닥들은 웬만하면 펀딩을 스스로 가지고 올 수 있다는 것도 안다.
중국의 경우, 나라에서 포닥 지원금이나 지원과제 수가 많은 편인건지 내가 아는 웬만한 중국 포닥은 펀딩을가지고 있었다.
물론 우리나라도 한국연구재단에서 학문후속세대양성사업으로부터 지원받을 수 있다.
생각해보면, 미국 교수 입장에선 포닥이 펀딩을 가지고 오길 바랄 수 밖에 없다.
1. 자신의 과제비가 적게 들면 땡큐니까
2. 추천이 아닌 면접으로 뽑게된 포닥인 경우, 1년 동안 보면서 파악해야하는데 full 펀딩으로 돈 들이기 아까우니까
사실 PI는 케이스 바이 케이스다. 인품이나 성향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흠.. 정리하자면,
내 경험에 비추었을때 내가 한때 착각했던 것들과 알게된 것들은 아래와 같다.
미국은 자본주의 나라다_펀딩(돈)에 민감하다. Don't forget you're 외노자_PI는 고용주다, 유교적 사상에서 조금은 벗어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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