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공간. 그리고 나

[이공계 대학원 가이드북] 안녕? 미래 연구자들아

너드(Nerd)_공대생_공돌이_공순이_이공계 대학원생의 특징

Ph.D 송꾸 2023. 11. 14. 14:45

 

그렇다. 나는.. 어쩌면 이 글을 일고 있는 당신도 이공계 사람이다.

(컴공과 뿐 만이 아니라.. 공대 전체로 봐주시라.)

 

 

#공돌이 #공순이 #너드 #공대생 #박사 #대학원생 #체크남방 #공학계산기 #로봇 #거북목

이공계 사람들이 달고 다니는 수식어다. 쳇.

 

공대생(자연과학도 포함)은 외형부터가 뭔가 좀 특별하다.

후줄근한 모습과 체크남방(최근에는 체크남방이 많이 없어진 듯 하다),

패션 트렌드를 모르는 코디, 약간의 거북목, 무거워 보이는 큰 가방, 약간은 작은 키 , 뿔테 안경, 조금은 왜소한 몸 혹은 많이 건장한 체격, 표정은 살짝 딱딱하고 어두운 것 같은데 왠지 모를 해맑음과 순수함, 모범생적인 모습....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일반적인 공대생의 모습이다.

 

사실 맞다...

다 일반화할 순 없지만, 대개의 이공계 대학생, 대학원생, 박사들의 모습이 그러하다.

 

 

그래서?

 

 

 

아니 그렇다고. 나 또한 공학 박사이기에 인정하는 부분이다.

너디(Nerdy)하다고 다른 이들은 말하지만, 이런 이공계 사람들의 특별한 외형적인 모습 또한 아름답지 않은가? 

 

 

 

최근에 이공계 사람들을 향한 수식어로 너드라는 말이 있는데, 꽤나 긍정적인 수식어다.

여기서의 너드의 뜻은 바보, 얼간이이지만,

지금 사회적 의미로는 지적이거나 학문적인 주제에 깊고 열정적으로 관심을 가진 사람으로 쓰이고 있다.

얼마나 긍정적이냐면,

"너드남/너드녀" = "숨겨진 보석같은 가치 높은 남자/여자" "결혼하기에 진국인 남자/여자"

라는 말이 있을 정도니 말이다.

물론 좋은 의미로 생각하자면 이공계 사람에 대한 좋은 관점이니 흐뭇하기도 하다.

간혹 나쁜 사람들이 공대생 그대로의 모습이 아니라,

이용하기 좋은 호구나 저평가된 우량주 취급하듯이 본다는 것이 못내 거슬리고 안타깝다.   

 

 

 

내가 생각하는 공대생(이공계 사람들을 통칭하는 말로 쓰겠다)들의 특징과 장/단점을 써볼까 한다. 내 얘기이기도 하다.ㅎ

 

 

 

< 특징 >

- 혼자 다니는 걸 어려워하지 않는다. 혼자서도 매우 잘 논다. 외향성보다는 내향성이 더 많다.

(필요에 의해서 외향성을 TPO에 맞게 탑재할 뿐이다. )

대개 독립적이고 공간과 시간을 방해받는 걸 싫어한다. 혼자있어도 해야 할 것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다.

 

- 정답이 없고 추상적이며 열려있는 의미를 찾는 일 보다는

데이터와 수치에 의한 분석과 공식으로 답을 찾는 것을 좋아한다.

딱 떨어지고 깔끔한 형식의 일에서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어쩌면 이게 완벽주의 성향을 키웠을지도? 

 

- 패션/화장, 문화/예술/공연/영화 에 대한 관심이 크지 않다.

과제도 많고 해결해야 할 것들도 많고 또 하나같이 다 복잡해서 그것들에 신경쓸 시간도 즐길 시간도 없다.

그래서 그런지 보통의 사람 (가족, 동창친구, 그외 밖에서 만난 사람들)들과의 대화 할때,

주제가 넓지 않아서 상대적으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부족하다.   

 

- 굉장히 생각이 많은 편이고 신중하다

공대생의 특징은 답을 알기 전까지는 쉽게 말을 내밷지 않는다는 것이다.

수치적으로 표현이 되거나, 확률적으로 높을 경우를 제외하고는 굉장히 말을 아낀다.

또, 모든 변수에 대해 생각을 하는데,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변수에 대한 것까지 고려한다면 대안 A to Z까지 구상을 해야 맘이 편하다. 이런것들이 진지하게 보이게 만든다.

 

- SF (Science fiction) 영화를 좋아한다.

특히 마블 영화를 좋아한다. 어벤져스 엔드게임 전후로 팬이 나뉜다는 말이 있다.

필자도 엔드게임까지의 히어로들을 사랑한다.ㅎ 마블에 나오는 과학기술들이 재미있기만 하다.

아이어맨의 팔라듐-인공지능-동력학, 앤트맨의 양자역학, 어쩌면 어딘가의 있을지도 모를 비브라늄이라는 재료의 존재?, 유전자변이의 헐크, 외계인들의 존재를 그린 가오갤 등이 그렇다.

또, 멀티버스라는 시공간과 다중우주에 대한 픽션도 흥미롭다.

개연성있고, 테크닉적인 부분도 포함된 기발하고 참신한 이야기와 옴티버스식으로 이어지는 거대한 MCU자체를 사랑한다. 그밖에 인터스텔라, 가타카, 콘택트 등의 과학 영화 (SF) 를 좋아한다.  

 

 

 

 

< 장점 >

- 순수하다. 천진난만하고, 다르게 말하면 세상물정이나 세속됨이 덜하다.

사실 공대생은 두 분류로 나눠진다.

굉장히 계산적이고 조금은 소시오패스적인 면모가 있는 사람과 속세를 모르듯이 순진무구한 사람.

과학하는 사람들은 소시오패스적인 모습이 있기도 한데, 많은 영화나 만화에서 과학자들이 빌런인 이유는 자신만의 철학을 기반으로 실험변수처럼 상황과 사람을 통제하고 싶어하는 욕구가 있어서 일지도 모른다.

계산적인 사람:순수한 사람의 비율은 3:7 정도 되는 것 같다.

공대 개그를 들은 적이 있는가? 약간은 아재개그와 비슷한 결을 가진다.

그런 위트와 참신한 생각을 할 줄 아는 공대생, 귀엽지 않은가. 

 

- 굉장히 열정적이다. 인내심도 많고 끈기가 있다.

무수한 과제들과 실험들을 반복해서 일까. 해결을 봐야한다는 생각과 집념이 강하다.

단련이 되어서인지, 해결을 하기 위해서라면, 며칠 밤을 지새우는 것이 그리 거부감이 들지도 않고, 주어진 시간에 그 한가지를 위해 굉장히 몰입할 줄 안다. 그렇게 하나 하나에 열정을 가질 줄 안다.

실험 데이터와 자신의 결과물들을 굉장히 소중히 하는 면이 있는데, 이런 면이 연애에서도 나타난다.

연애 또한,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이고, 지켜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연애 상대에게도 굉장히 충실하고 열정적이다.

 

- 감정적이지 않고 꽤나 이성적이다.

약간의 설명을 하자면, 상황과 타인의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는 부분이 있는데, 이공계 사람들이 화를 내거나 울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자기 감정에 솔직하다.

사회적 페르소나 장착을 잘 못할 때도 많아서, 버튼이 눌러진 한 순간의 감정에는 표출을 잘 하는 편이다. 상황이나 상태에 대해서 분석하고 해결을 하려는 것이 디폴트값이라 이성적이고 계산적일 수 있다.

그만큼 분석력과 문제해결능력이 뛰어나다.

 

- 솔직하다. 사람마다 다를 수 있지만, 뒤끝이 없는 편이다.

감정적인 영향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다보니, 심각히 생각도 안하고 중요한 일이 아니라고 판단하거나, 마무리가 되었다는 싶은 것에는 그닥 신경을 쓰지 않는다.

그래서 누군가가 A라고 말하면 그렇게 A라고 받아들인다.

굳이 숨겨진 의도를 추측하듯이 생각하지도 않고 별로 그런 데에 에너지를 쓰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래서 '로봇이다', '입력과 출력이다' 라는 표현을 장난치듯이 공대생에게 쓰기도 하는데, 오히려 이렇게 단순하게 사는 것이 맘 편하고 즐겁게 사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한다. 

 

- 숫자, 분석에 강하다.

예를 들면, 시장에 가면 어떤 사과가 맛있는 사과인지는 잘 몰라도, 묶음과 개별 중에 어떤 것으로 사는 것이 가성비가 좋은지 계산한다. 식당이나 카페를 가면 회전율과 가격을 보면서 매출액을 추측해보기도 하고, 상황과 입지등을 조용히 분석하고 있다.

그리고 계좌번호나 순간적인 숫자를 외워야하는 경우, 숫자에 대한 인지력이 뛰어나서 금방 외우는 편이다. 

 

 

 

 

 

< 단점 >

- 큰 그림에 약하다.

정확한 값,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는 기본, 작은 변수를 통제하는 실험, 작은 오류나 코드 등 미시적인 것들이 세심히 다루는 공대생에게는 거시적인 시각이 부족하다.

작은 것에 열중을 다하는 편이라, 개인적으로 공대생들은 한달에 한번 씩은 자신의 연구나 과제에 대해서 큰 목표와 흐름을 인식하고 인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넓게는 자신의 인생과 삶에 대해서도 멀리 떨어진 눈으로 바라보고 다음을 계획하고 구상하길 바란다.

 

-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공감 능력이 부족하다.

독립적인 특성때문인지 사람들과 그리 많이 접하지 않는다.

도서관에 가서 혼자 공부하기 바쁘고, 만나도 조별사람들과 교수님, 연구실 사람들이 전부다.

1년에 만나는 사람이 30명 안쪽이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

더욱이나 벅찬 과제와 연구를 하느라, 최신 대중적인 개그코드나 은어들을 잘 모르고 안다고 해도 적용도 잘 못한다.

노잼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이유다.

계속 마주치는 사람과는 대화를 편히 할 수 있지만, 조금만 어색하거나 초면인 사람들에게는 다가가기가 너무 어렵다. 

다가가는 방법을 잘 모르고, 적당한 스몰토크 주제를 꺼낼 줄도 모른다.

또 사람을 많이 안 만나봐서 어떤 성격의 어떤 류의 사람인지 안목이 부족하다.

어떤 집단, 어떤 상황에서 어떤 말을 해야 좋은지에 대한 트레이닝이 많이 필요하다. (일적으로는 프로페셔널하다. 문제해결을 위해서라면 대화가 술술 나온다.)

그리고 감정적인 호소를 하는 사람에게는 전혀 동요가 되지 않는다.

상황에 대해 이해는 할 뿐, 같은 감정을 느껴서 같이, 혹은 비스무리 하게 감정이 공유되지 않는다.. 아, 부디 오해하지 마시라. 상황이나 상태는 이해가 되기 때문에 위로나 격려, 할. 줄. 안. 다.  

   

- 세상 물정을 잘 모른다.

두꺼운 전공책과 연구실안에 갇혀사는 편이라서 세상 물정을 잘 모른다.

밥도 학교 식당에서 주는 대로 잘 먹기 때문에 딱히 불평불만이 없다.

그래서인지 바깥?사람들의 현실적이고 냉혹한 대인관계도 잘 모르고, 치열한 사회도 잘 모른다. 정치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어떤 법과 사회적인 이슈들이 있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특별히 관심을 두지 않는 이상, 연예인이나 드라마 이슈들도 잘 모른다. 사실 관심이 없다.

지금의 자신과 제일 관련이 있는 것들만 대처하기에도 시간과 에너지(체력)이 없기 때문이다.

문화, 예술, 패션, 심지어 경제-사회까지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래서 인지, 졸업 후, 사회속으로 들어가면 약간의 적응기간이 필요하다.

사회 적응이 끝나면 경제 부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경우가 종종있다.

경제도 회계, 재무, 시장경제 등은 숫자이고, 해석과 분석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이공계 화이팅 !